두괄식 보고, 정말 많은 글이나 조언들을 통해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들어보셨을 단어입니다. 핵심부터 이야기하는 두괄식으로 보고를 해야 하는 것은 보고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생각보다 두괄식 보고를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트에서는 핵심을 먼저 이야기하는 두괄식 보고의 필요성과 방법, 예시들을 주제로 말씀드릴까 합니다. 사실 이전 포스트인 임팩트 있는 보고서 작성하기나 보고서를 구조화하기에서도 일부 다루어진 내용들이긴 하지만, 두괄식 문장에 집중하여 다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1. 두괄식 보고의 필요성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라는 말을 아실 겁니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미괄식 문장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즉, 말하고자 하는 핵심주제가 뒤쪽에 온다는 의미입니다.
근데 왜, 보고에서는 두괄식으로 보고해야 한다고 다들 말하는 것일까요? 다음의 예시를 먼저 보여드리겠습니다.
- 친구 A는 노트북을 00으로 바꿨는데. 가볍기도 하고 휴대하기도 좋아서 수업들을 때나 인강을 듣기에 좋대요. 나도 지금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이 5년 전에 구매한 거라.. 점점 느려지기도 했고,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도 힘들던데.. 찾아보니까 이번에 공동구매를 진행하던데, 그때 사면 정가보다 30%는 싸게 살 수 있어요. 노트북 바꾸면 공부하기도 더 편해서 잘될 것 같은데.. 사주실 수 있나요?
- 노트북을 새로 사주실 수 있나요? 지금 사용 중인 노트북을 오래 사용해서 성능도 떨어지고 무거워서 들고 다니면서 공부하기가 불편합니다. 친구가 00으로 바꿨는데 보니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침 지금 공동구매 진행 중 이서 정가보다 30% 저렴하게 살 수 있습니다. 노트북 바꿔주시면 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을게요!
여러분이 보시기에 1번과 2번 문장 중 어떤 문장이 결정하기에 편하신가요? 워낙 일상적인 대화라 큰 차이가 없으셨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2번이 조금은 더 편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든 상대가 무엇인가를 결정하게 하는 데 있어서는, 무엇을 결정해야 하는지를 먼저 말하고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 보고 이야기로 돌아와서, 직장에서 보통 어느 시점에 보고를 하시나요? 대부분의 보고는 무엇인가를 의사결정받아야 할 때 진행을 하실 겁니다. 즉, 상대방에게 결정을 하게 만드는 것이 보고의 목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이 쉽게 이해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두괄식 보고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괄식 보고를 하다 보면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특히나, 업무의 진행현황을 상호 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내용설명이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의사결정 포인트를 바로 결정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핵심을 먼저 설명해 줌으로써 어느 포인트에 집중해서 이해해야 하는지를 알기 때문에 내용전달이 효과적으로 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2. 두괄식 보고 방법
두괄식 보고는 말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을 먼저 이야기하고, 그에 대한 근거나 이유를 뒤에 설명하는 보고 방법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보고는 의사결정을 받기 위해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두괄식 보고가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께서 아래와 같은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면 무슨 생각이 드실까요?
A과제를 진행하다 보니, 예상했던 개발범위보다 증가하여 00MM가 추가로 필요하고 하다 보니 CX관점에서도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초에는 End-user를 대상으로 하는 웹페이지의 전체적인 리뉴얼을 목표로 했었는데 고객 데이터 수집과 맞춤형 정보제공을 위해서는 DB구조의 변경과 콘텐츠 관리시스템까지 일부 개선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추가로 인력을 소싱해야 하고, 예산도 증액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개발팀에 1차로 확인해 보니 가용한 인력이 없어서, 외주인력을 알아보았는데요. A업체 견적 금액은 총 0,000만 원, B업체는 0,000만 원, C업체는 0,000만 원입니다. 업체 역량이나 가격을 고려했을 때 A업체가 가장 타당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소싱계약을 진행할까요?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결정해주어야 하는지가 쉽게 이해되시나요? 엄청나게 긴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핵심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또한 미괄식 구성이 그러하듯, 전체내용을 다 주의 깊게 듣거나 읽어야지만 전체 맥락과 핵심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피로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직장상사에 따라서 중간에 말을 끊고, 그래서 내가 알아야 할게 뭐야?라고 역으로 질문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위의 내용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요? 실무자 입장에서 상사에게 결정받아야 하는 사항은 무엇일까요? 실무자 입장에서는 과제진행을 위해서 추가 인력투입과 예산 증액이 필요한 상황이고, 내부 인력이 불가능하니 외주업체를 활용하자는 의사결정을 받고 싶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자세히 뜯어서 생각해 보면 이 보고에서는 세 가지를 단계적으로 결정받아야 하는데요.
먼저, 과제에 인력 추가 투입 및 예산 증액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목표된 기간에 맞추어 진행하려면 추가적인 자원 투입이 필요하겠으나, 사실 기간을 연장하는 방법으로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서 추가하자는 의사결정을 받아야지만 그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추가 인력을 어디에서 소싱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입니다. 당연히 내부에서 인력소싱을 하는 것이 일 순위이나, 현재 내부에는 가용인력이 없기 때문에 외주인력을 소싱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의사결정자는 외주인력을 소싱해서 할 것인지, Drop 하고 기간을 연장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외주 업체 중 어디를 선택할 것인지입니다. 물론 앞선 결정사항들이 모두 통과되어 왔을 때의 의사결정 사항이며 업체 선정을 위한 고려사항들을 검토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이렇게 의사결정 포인트들을 분리하고, 각 핵심내용들을 중심으로 문장을 다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진행 중인 A과제에 추가 인력 투입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당초 웹페이지 리뉴얼 수준으로 개선하고자 했으나, 고객 데이터 수집 및 맞춤형 정보제공을 위해서는 DB구조 변경과 콘텐츠 관리 시스템의 일부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추가로 투입이 필요한 공수는 00MM로 산정되었습니다. 만약 현재 투입된 인력으로 진행 시 0주의 추가 개발기간이 필요합니다.
추가 인력을 투입하는 경우에는, 외주인력을 소싱해야 합니다.
개발팀의 가용인력을 먼저 확인해 보았으나, 향후 0개월간 가용한 인력이 없기 때문에 부득이 외주인력을 소싱하여 투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사전에 외주업체를 알아본 결과 가격측면에서는 A업체가 가장 합리적입니다.
A, B, C 3개 업체를 대상으로 견적을 받아보았는데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00 업체가 가장 저렴했고, 업계 평판이나 역량 수준은 00 업체가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필요한 규모나 역량 수준을 고려했을 때는 A업체가 가장 합리적일 것으로 판단이 되며, 필요시 업체별 협의 미팅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세 가지 의사결정 포인트에 따라 단락을 나누어, 보고의 순서대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의사결정 포인트를 화두로 던져서 의식을 하게 한 다음 충분한 내용과 근거를 설명함으로써 의사결정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두괄식 보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두괄식 보고서 예시
앞의 소주제에서는 대화나 메일/메신저 등의 조금은 가벼운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의 보고를 기준으로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렇다면, 보고서에서는 두괄식 보고가 어떻게 진행이 되어야 할까요?
사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작성되는 보고서는 두괄식 구조로 양식이 되어있을 것입니다. 특히나, 기획안 같이 보고서는 더더욱 말이지요.
예를 들어 사업참여 보고서, TF조직 구성 보고서 등과 같이 기획안을 보고하는 경우에는 00 사업 참여(안), 00TF 구성(안) 등과 같이 제목에서부터 그 핵심 목적이 명확히 드러나게 됩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왜 기획안을 실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배경과, 실행계획, 고려사항 등을 내용에 포함하여 의사결정받는 방식으로 논리가 전개됩니다.
마찬가지로 글의 서두에 예시로 들었던 노트북 구매를 예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의사결정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예시에서는 부모님이라고 생각하면), ① 노트북을 새로 사고 싶다고? 왜? → ② 가격은 어느 정도인데? → ③ 어디에 사용할 건데? 등의 순서대로 생각을 하면서 비용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할 것입니다. 이를, 보고서로 바꾸어 본다면 아래의 모습이 될 것 같습니다.
제목 : 노트북 교체 방안 □ 배경 : 현 사용기기의 성능 저하 및 휴대가 불편하여 원활한 학습이 어려움. □ 교체대상 및 예상비용 - S사의 00 노트북으로 변경 · 최신기기로 성능이 우수하며, 휴대성이 용이 · 사용자 만족도 우수 (친구 A사례) - 예상 비용 : 000만원 (정가 000만원) · 최근 진행중인 공동구매 참여시 3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 가능 (~0/00일) □ 기대효과 및 목표 - 노트북 교체시 강의참여 및 인터넷 강의 학습이 원활할 것으로 예상되어 평균학점 0.00으로 상승하는 것을 목표로 함. |
물론, 실제 보고서는 이것 보다도 더 디테일한 정보들을 포함해야 하겠지만, 전체적인 논리의 흐름은 예시와 같이 전개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든 기획안은 명확하게 의사결정해야 하는 포인트가 있기 때문에 두괄식 전개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황보고나 경과보고와 같이 사실관계를 전달하는 보고의 경우에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이 필요하지 않은 보고이기 때문에, 사실을 전달하는 내용 중 핵심이 되는 Key Message를 찾아내어 이를 먼저 말하고, 그 근거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를 거버닝 메시지 또는 리딩 메시지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전 포스트에서 한번 다룬적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실적보고라고 한다면 아래와 같이 작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 2023년도 AA사업 실적보고 □ 매출 - 2023년 총 매출은 0,000억으로 전년 대비 +00% 증가 · 국내 매출은 000억(전년비 +00%), 해외 매출은 000억(전년비 +00%) · EPC 산업분야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 (000억) □ 영업이익 - 블라블라 |
주요 목차별, 섹션별로 핵심 포인트를 먼저 이야기하고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는 방식입니다. 즉, 보고서를 구조화하는 것과 동일한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현황분석이 포함된 많은 분량의 보고서라면 시작하기 전에 요약페이지를 하나 추가하는 것으로 핵심메시지를 전달하는 두괄식 구성을 할 수 있습니다.
포스트를 작성하다보니 분량이 많아지면서, 비슷한 내용들을 여러 번 말씀드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중요하기도 하고 꼭 알아두셔야 하는 부분이다 보니 지속적으로 말씀드리는 부분이 있는 점 알아주시고, 보고서는 핵심을 먼저말하는 것 잊지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