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가 밝은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 꽃피는 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말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린 시절 할아버지, 할머니나 주변 어르신들이 '시간 참 빠르다', '시간이 쏜살같다'라는 말을 하실 때는 이해하지 못했는데요.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시간이 점점 빠르게 흐른다고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 그리고 군대에서는 그렇게나 길던 하루하루가 지금은 너무나 순식간에 지나가는 사실이 야속하면서도 신기하기도 한데요. 오늘은 왜 시간이 빠르게 느껴지는지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은 비단 우리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의 모든 나라, 모든 사람들이 체감하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현상에 관심을 갖는 뇌과학자들은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서 여러 가지 연구들을 진행해 왔는데요.
그 결과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들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론들과 실험 결과들이 공개되었습니다. 이는 뇌의 복잡한 메커니즘과 호르몬이나 감각 등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대표적인 이론들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1. 도파민의 차이
포르투갈의 신경과학자인 조셉 페이튼 박사는 생쥐 실험을 통해서 도파민 분비량에 따라 생체시계가 변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2016년 논문을 통해 그 결과를 공개했는데요.
약물이나 뇌 자극을 이용해서 생쥐의 도파민 분비량을 조절하면서, 일정한 간격으로 들려주는 소리의 시간 간격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서 실험을 했습니다. 생쥐의 도파민 분비량을 증가시켰을 때에는 소리의 시간 간격을 길게 느꼈고, 도파민 분비량을 줄이면 소리의 시간 간격을 짧게 느낀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경우에도 나이가 들수록 도파민 분비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똑같은 시간을 더 짧게 느끼게 된다고 연결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실험이 있었는데요. 1996년 미국의 심리학자인 피터 맹건 교수는 19세에서 24세 사이의 청년과 60세에서 80세 사이의 노인을 대상으로,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시간을 세다가 3분이 되었다고 느끼는 시점에 스톱워치를 누르게 했습니다.
그 결과 청년그룹은 평균 3분 3초에 스톱워치를 눌렀지만, 노인 그룹은 이보다 훨씬 느린 평균 3분 40초를 기록했는데요. 이 실험을 통해서 노인들이 젊은 사람들보다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느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뇌의 정보 처리 속도 차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 뇌에서 신경 신호의 처리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같은 시간에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이 줄어들게 되고 이로 인해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게 된다는 이론도 있습니다.
인간의 가장 대표적인 감각은 시각인데요. 대부분의 기억이 시각적인 형태로 뇌에 저장됩니다. 그런데 이 시각적인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속도가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기 때문에 같은 시간이 흘러도 어릴 때보다 기억으로 저장되는 정보의 양이 적어지게 되고, 따라서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낀다는 점을 미국 듀크 대학의 애드리안 베안 교수가 주장했습니다.
베안 교수의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이 흔히 젊은 시절의 기억이 많은 것이 그때의 경험이 더 깊거나 더 의미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빠른 속도로 처리됐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신경망의 크기와 복잡성이 커지게 되면, 신호를 전달하는 경로도 길어지고 신호의 흐름이 둔해지면서 기억의 처리속도도 늦어지는데요.
그 결과 똑같은 물리적 시간상에서 노인들이 받아들이는 기억의 수가 적게 되고, 감지한 이미지가 더 적은 어른은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게 베얀 교수의 설명입니다.
3. 새로운 경험과 익숙함
2010년, 심리학자인 리처드 블락 교수는 해결해야 하는 과제의 난도가 높고, 익숙하지 않은 것일수록 동일한 시간을 더 길게 느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우리의 뇌가 새로운 경험과 정보를 처리할 때 더 많은 신경 활동을 하게 되면서 시간이 더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것이 새롭고 처음 경험하는 것들 뿐인 어린 시절에는 하루하루가 길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반대로 나이가 들수록 익숙한 일상이 반복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지 않기 때문에 뇌가 활발히 활동하지 않음으로써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나이가 들어도 시간이 천천히 흐르게 하려면?
앞서 설명드린 내용들에 그 정답이 있습니다.
먼저 끊임없이 새로운 무엇인가를 하려고 노력하고 배워야 합니다. 삶에 새로움이 들어오는 것이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내고 시간을 길게 해줄 것입니다. 또한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그날 있었던 일을 돌이켜 보거나 일기를 작성해보는 것도 시간을 늦추는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는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키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인위적인 방법을 통해 증가시킬 수도 있지만, 이러한 방법보다는 건전하고 즐거운 취미생활을 즐기고, 운동을 자주하는 방식으로 도파민을 생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일상에 새로움을 더해줄수 있는 새로우면서 즐거운 경험을 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 쏜살같이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 있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