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의 상징 아홉수? 숫자 9의 여러가지 의미

  '아홉수' 어떤 의미가 떠오르시나요? 뭔가 불운이 닥칠 것만 같아 조심해야 하는 그런 의미가 떠오르시나요? 아마 대부분이 그럴 것입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고요.

 직장동료들과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주제로 이야기를 하다가, 한 분이 "작년에는 아홉수여서 그런지 정말 쉽게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는데, 해가 바뀌니 잘 정리가 되었다."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들 '아홉수는 그럴 수 있지'라며 끄덕이긴 했는데, 어느 순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정말 아홉수라는 것이 있는지 궁금해져서 내용들을 찾아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예상외로 9라는 숫자가 긍정적인 의미가 더 많은데, 오히려 '아홉수'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에 사로잡힌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요.

 여러분들께도 내용을 공유드리고 싶어서 포스트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불운의 상징 아홉수? 숫자 9의 여러가지 의미
불운의 상징 아홉수? 숫자 9의 여러가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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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홉수, 9의 부정적인 의미

 아홉, 열아홉, 스물아홉, 완전하기 바로 전이 위태로운 법이지, 아홉은 신의 수이자 완전 수인 10에 가장 가까운 미완의 숫자이니까

 

 인기 드라마였던 '도깨비'에서 저승사자가 주인공인 지은탁에게 한 대사입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아홉수'라는 미신이 있는데요. 29살, 39살, 49살 등 나이에 숫자 9가 포함되는 해에는 결혼이나 이사와 같이 인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들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아홉수'에는 조심해야 하고,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로 9라는 숫자에 이런 부정적인 의미가 생겨나게 된 것일까요?

 정확한 유래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위의 도깨비 대사에서 이유를 생각해 볼 수는 있습니다. 10이라는 숫자가 완전한 숫자라면, 9는 단 하나가 부족한 숫자입니다.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방심한다면 그동안 쌓아온 9라는 숫자도 사라져 버릴 수 있기 때문에 불안한 숫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완성을 위해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아홉수'에는 바라던 뜻이 이루어지지 않고 실패한다는 불운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기록을 측정하거나 중요시하는 분야에서 9라는 숫자에서 10으로 나아가지 못할 때 '아홉수'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록의 스포츠라고 불리는 프로야구에서 '아홉수 징크스'라는 것을 많이 이야기하는데요. 기록을 달성하는데 하나가 모자라서 오랜 기간 헤매는 경우에 '아홉수에 빠졌다'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직전 시즌에 결국 시즌 10승을 달성하지 못했던 류현진 선수의 사례에서도, 2024년 시즌 MVP를 차지한 김도영 선수가 최연소 30-30 클럽 달성을 앞두고 29 홈런 상태를 장기간 지속했을 때에도 '아홉수'라는 표현을 많은 언론에서 사용했었습니다.

 또한 2024년 총 20번째 연예대상을 수상한 유재석 씨의 경우에도, 2023년 아무런 대상을 수상하지 못했을 때 '아홉수'라는 기사들이 많이 나왔던 것을 보면, '아홉수'라는 부정적인 의미는 이미 관습적으로 통용되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9의 긍정적인 상징

 사실 숫자 9에는 긍정적인 상징이 더 많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다른 국가들에서는 오히려 9를 신성시하거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 수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9는 가장 안정적인 숫자인 3이 3개 모여있는 숫자로서 가장 안정적이면서, 완성된 수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인데요. 동서양에 구분 없이 9라는 숫자를 완성, 달성, 성취, 전체, 천계와 천상 등 신성하면서도 긍정적인 상징으로 활용한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서양권의 고대 신화인 북유럽 신화, 그리스 로마 신화에도 9를 신성한 상징으로 활용한 사례들이 있는데요.
 북유럽 신화에서는 세계수 위그드라실에 연결된 모든 세계의 수를 9개라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고 신인 오딘이 지혜의 비밀을 얻기 위해서 아홉 낮, 아홉 밤동안 위그드라실에 매달려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대표 신화인 그리스 로마신화에서는 학문과 예술을 관장하는 9명의 여신들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주신 제우스가 기억의 여신인 므네모쉬네와 9일 동안 사랑을 나누어 태어난 여신들인데요. 9일간의 사랑, 9명의 여신 모두 9를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즉, 학문과 예술의 모든 것이자 완성이라는 상징으로 9를 사용한 것입니다. 여담으로 이 9명의 여신들을 고대 그리스어로 무사이(Mousai)라고 부르는데, 오늘날의 뮤즈(Muse), 음악(Music), 박물관(Museum)의 어원이 된 단어라고 합니다.

 또한 성경에서는 성도의 믿음이 성숙해졌을 때 맺을 수 있는 열매를 '성령의 열매'라고 하는데, 이 성령의 열매는 사랑, 희락, 화평, 인내,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체로 총 9개가 있다고 표현되고 있습니다.

 

 동양권에서도 서양권과 마찬가지로 신성, 완성 등의 상징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무속 신화의 바리공주 이야기입니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저승까지 간 바리공주는 약수를 지키는 무장승에게 잡혀 물 긷기 3년, 불때기 3년, 나무하기 3년, 총 9년을 고생한 끝에 생명수를 얻을 수 있었고, 아버지를 살리는 것은 물론이고 본인도 신격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3년씩 3번으로 9년을 완성하는 관점이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불교에서는 하늘을 9개로 구분하고, 가장 높은 하늘을 신이 거주하는 구천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고대 알타이 신화에서도 하늘이 3, 5, 7, 9층으로 나뉘어 있다고 생각했으며, 가장 높은 9층을 신성한 하늘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삼국시대 세워진 석탑들이 홀수층(특히 9충)이 많은 것은 이러한 상징에 영향을 받은 결과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9라는 숫자를 굉장히 상서로운 숫자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0~9라는 숫자 중에서 가장 큰 수, 가장 높은 수라는 관점에서 '많은', '최고의'라는 상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음력 9월 9일은 중국의 큰 명절 중 하나인 중양절인데요. 9가 2개나 겹치는 날로 굉장한 길일로 여겨지며, 이 날 결혼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또한, 많고 셀 수 없는 수를 의미하는 측면에서 9를 활용한 표현들이 많이 있는데요. 구만리, 구중심처, 구사일생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용어들은 한자의 영향을 많이 받은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활용되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최고'라는 의미로도 흔하게 활용되는데요. 많이들 활용하시는 '구단'이라는 표현입니다. 바둑에서도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른 사람들을 '9단'이라고 부르는데요. 마치 바둑의 신과 같은 경지인 '입신'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주부 9단', '야구 9단', '주식 9단' 등 한 분야에 통달한 사람들을 '9단'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생각해 보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오늘 포스트를 읽고 나신 후에 숫자 9를 떠올리시면 어떤 느낌이 드실까요? 어떤 이유에서 '아홉수'라는 것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숫자 9는 오히려 긍정적인 의미를 상징하는 경우가 더 많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혹시나 지금 '아홉수'를 걱정하고 계신 분이라면, 걱정과 불안함을 떠올리시기보단 긍정적인 미래를 떠올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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