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이라는 곳은 다양한 세대의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업무를 수행하는 공간입니다. 이 때문에, 세대 차이나 개인 성향의 차이들로 인하여 많은 갈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회사라는 공동체에서 같은 목표를 지향하고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협업하며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조직을 리딩하는 리더의 역할들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많은 리더들은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 스킬, 리더십 스킬 등을 학습하고 있는데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여러 리더십 스킬 중에서도 직원들의 감정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1. 직장에서의 감정 표현에 대한 생각
여러분들은 직장 내에서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편이십니까? 또한 감정이 표정이나 말투에서 드러나는 다른 동료들을 보면 어떤 생각들을 하시나요?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드러내는 것에 대해서 좋지 않게 보는 경향이 강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직장 내에서는 그런 경향이 두드러지는 편인데요. 사적 영역인 개인의 감정으로 인해 공적인 영역인(업무)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는 관점에서, 개인의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좋다는 분위기가 일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직장 내에서 감정을 억제해야 한다는 분위기는 비단 우리나라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2019년 영국의 근로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관리자의 51%가 직장에서 감정을 억제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약간은 시간이 지난 조사 결과이기는 하지만,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서구권에서도 이런 결과가 나온 점은 의외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듯 직장 내에 시니어들(관리자 혹은 선배)은 개인의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미덕인 시대를 살아오며, 감정을 억제하는 것도 하나의 역량이라고 인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의 감정을 잘 드러내는 후배들에게는 쓴소리를 하거나 조언을 하는 시니어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세대 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요즘 세대는 자기 기분에 참 솔직하다.", "직장에서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후배들이 당황스럽다." 라며 MZ세대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는 기성세대들도 있는데요. 정말로 직장 내에서 감정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은 부적절하고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일까요?
하지만, 감정 관리와 관련된 연구들을 보면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업무 성과에도 도움이 된다는 결과들이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즉, 무조건 적으로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 아니며, 감정을 적절하게 드러내고 관리하는 것이 개인과 조직의 성과에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감정 표현과 업무 성과의 상관관계
감정과 성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가 있습니다. 미시간 대학교 로스 경영대학의 린디 그리어 교수와 동료들은 감정과 성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었습니다.
190개의 팀을 반으로 나누어, 한쪽 그룹은 직원이 감정을 인정하고 표현하도록 유도하고, 한쪽 그룹은 직원이 감정을 절제하도록 유도하며, 각 그룹의 업무 성과를 측정해 보는 실험이었습니다. 그 결과, 감정을 인정하고 표현하도록 유도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훨씬 높은 성과를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직원들이 개인의 감정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들어주면, 높은 업무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이것도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감정이라는 것은 매우 예민한 영역이고, 개개인의 차이도 큰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안색이 좋지 않은 직원에게 감정을 인정하고 표현하도록 유도한다는 목적에서, 무엇 때문에 힘든지 이야기하고 도움을 주겠다고 말을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고 도움을 받아 고마움을 느끼는 직원도 있겠지만, 만약 대문자 I 성향을 가진 직원이라면 어떨까요? '이제 표정도 마음대로 짓지 못하겠네'라는 생각과 함께 마음의 문을 닫아버릴 수 있습니다.
린디 그리어 교수의 다른 연구에 따르면, 리더의 80%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기보다는 즉시 개입해서 조언하고 해결하여 감정을 바꾸려고 하지만, 이러한 행동 방식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감정 표현과 성과는 상관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무조건 적으로 표현하고 해결해 주기 위한 접근방식은 부적절하며 올바르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3. 감정 관리의 3가지 접근 방법
위에서 말씀드린 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조직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직원의 감정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도 리더의 역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직원들의 감정을 관리하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직원이 자신의 감정을 얼마큼 잘 컨트롤하고 있는지(감정 대응 수준)와 업무 수행 수준에 따라서 3가지 접근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1) 감정 대응은 잘하지만, 업무 수행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업무에 지장을 주고 있는 직원에 대해서는 이해와 공감을 표현하는 정도가 적절합니다.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과 감정에 대해서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고, 이를 극복하고 업무를 수행하려고 노력하는 직원이기 때문에, 그 직원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줄 수 있습니다.
오히려 도와주겠다는 마음으로 조언을 하거나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당사자에게 위안이 되지 않고 더 흔들리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감정 대응 수준은 낮지만, 업무 수행을 잘하고 있는 경우
행동이나 표정 등에서 감정이 느껴질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맡은 업무를 어떻게든 해내고 있는 직원에 대해서는 잠시 모른 척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섣부르게 직원의 감정에 개입하여 공감하거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참아오던 감정이 터져 나와 더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시급한 업무가 해결된 이후 개입하여 업무를 조정하는 등의 지원을 하거나 직원이 먼저 도움을 요청할 때 개입한느 것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감정 대응 수준이 낮고, 업무에 차질이 생길 위기인 경우
개인과 회사 모두에게 악영향을 줄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에는, 리더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데 지원해주어야 합니다.
공감과 격려를 통한 안심, 긴장을 풀어주는 농담 등 직원의 마음관리를 수행하면서도, 업무 조정이나 휴식 등과 업무적으로도 여유를 주어 개인의 회복과 조직의 미션 수행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과 같이, 리더의 개입이 필요합니다.
직원들의 감정을 관리하는 것의 중요성과 함께, 리더로서 어떻게 직원들의 감정을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다루어 보았습니다. 개인의 성향, 당시의 상황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리더로서 인지해야 하는 부분은, 올바른 감정관리의 핵심은 제대로 된 감정 파악과 감정 조절을 지원하는 것이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는 것입니다. 업무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한 인간으로서 직원들의 감정에 공감하고 지원해 줄 수 있는 리더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