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무능한 상사들이 많을까? 무능한 상사와는 어떻게 일해야 할까?

 직장인들이 겪는 여러 가지 고충 중에 무능한 직장상사로 인한 고통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잇습니다. 부당하고 부조리한 인간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상사는 두말할 것도 없으며, 사람은 착하지만 업무적으로 능력이 부족하여 조직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는 상사들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업무 리더나 작은 부서의 조직장과 같이 상대적으로 낮은 레벨의 상사들부터 팀장, 임원, 경영진에 이르는 높은 레벨의 상사들까지도 무능력해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상사들을 보면서 "저런 사람도 승진을 하다니", "어떻게 저 위치까지 갈 수 있었을까"하고 의문을 가져보신 적이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도대체 왜 이렇게 우리 주변에는 무능한 상사들이 많은 것일까요? 그리고 이런 무능한 상사와는 어떤 방식으로 일을 수행해야 하는 것일까요?

왜 무능한 상사들이 많을까? 무능한 상사와는 어떻게 일해야 할까?
왜 무능한 상사들이 많을까? 무능한 상사와는 어떻게 일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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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능한 상사는 언제, 어디에나 있다.

 사람인(Saramin)에서 직장인 1,435명을 대상으로 "상사가 무능하다고 느낀 적이 있습니까?"라는 설문조사에 무려 89.1%가 "있다"라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트렌드 분석 및 마케팅 전문 업체인 어센트코리아(Ascentkorea)에서 "상사"와 관련된 키워드를 조사한 결과, "무능한"이라는 키워드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연관 키워드 Top25의 대부분은 "일 못하는", "무능력한", "부당한", "멍청한" 등 부정적인 키워드였으며, 22위에 위치한 "유능한"이 유일한 긍정적인 키워드입니다.

 여기서 충격적인 사실은 사람인이 조사한 시점은 무려 16년 전인 2008년이었고, 어센트에서 조사한 시점은 최근인 2023년이라는 점입니다. 즉, 세대가 바뀌어도 무능한 상사는 존재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요즘시대에 후배들이 무능하다고 생각하는 그 상사들이 바로, 2008년에 상사가 무능하다고 느꼈던 직장인들이라는 점입니다.

 심지어 "무능한 사람들이 곳곳에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는 이론이 발표된 시점이 1969년도라고 하니 세대를 뛰어넘어서도 지속적으로 무능력한 상사(리더)들이 존재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에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대한축구협회나 배드민턴협의회의 사태도 무능한 리더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무능한 상사가 넘쳐나는 이유

 저렇게 무능한 사람들이 어떻게 승진을 하고 리더가 되는지에 대해서 많은 의문을 품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직장생활에서 만나는 상사 중 존경스럽고 본받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되시나요? 저의 경우에도 수많은 리더, 상사들과 지내왔지만 인정할만한 리더는 손에 꼽을 정도이고, 무능함이나 실망감을 느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더러는 존경하던 선배가 임원이 되고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는데요.

 이는 국가나 문화권, 산업군이나 조직에 상관없이 일어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1969년에 연구된 내용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미국의 교육학자 로렌스 피터와 레이먼드 헐은 정치, 법률, 교육, 산업 등 모든 조직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무능한 관리자들이 넘쳐나는 현상을 발견했고, 수백 건에 달하는 무능력 사례를 분석한 뒤 무능력의 원인을 해명하여 이론을 정립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피터의 법칙(Peter Principle)"입니다.

 피터의 법칙에서 설명하는 핵심 내용을 요약하자면 "모든 직원은 무능함이 극에 달하는 수준까지 도달하게 된다"입니다.

 무슨 의미인지 이해해 보자면,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업무 성과를 바탕으로 승진하게 됩니다. 하지만 상위 직급/직위로 올라갈수록 필요한 역량이나 책임이 증가하게 되는데요. 충분한 능력을 보이는 직원들은 다시 한번 승진하게 되지만, 해당 직급/직위에 필요한 역량이 부족한 직원들은 정체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들이 반복되며 시간이 지나게 되면 조직 내에 대부분 직위는 그 업무를 수행할 역량이 부족한 직원들로 채워지게 되기 때문에 무능력한 사람들이 넘쳐나게 된다는 이론입니다.


3. 무능한 상사와 일하는 노하우

 무능한 상사가 조직의 성과와 문화에 끼치는 악영향은 많은 분들이 체감하고 계실 테니 따로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결국 조직에 속한 부하직원의 입장에서 무능한 상사를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가 큰 관심사항일 텐데요. 이것도 사바사, 부바부의 영역이고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실 테니 일반화해서 이야기하기는 어렵겠지만, 제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 노하우를 공유드리겠습니다. (폭언과 괴롭힘을 일삼는 비상식적이고 인격적으로 부족한 사람은 예외입니다. 신고하세요!)


1)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실력으로 신뢰받아, 상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무능력한 상사는 업무적으로 부하직원에게 기대면서도, 자신의 상사들에게는 자기 어필에 바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실력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직원으로 인식된다면 이보다 좋을 수 없을 것입니다.

 과거 저의 부서장 중 한 분은, 업무역량이 매우 부족하지만 특유의 관종력으로 온 회사를 헤집고 다니며, 소식을 물어 경영진에게 전달해 주는 소식통이었습니다. 업무 전문성은 부족하나 자신의 존재감은 어필하고 싶고, 떠들고 다닐 이야깃거리를 찾기에 바쁜 분이었기에 부하직원들을 들들 볶아대며 타 조직과 많은 마찰을 일으키고는 했습니다.

 이런 리더에게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보고거리들을 계속 만들고, 주기적으로 경영진에 어필할 수 있는 회의체를 기획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이런 스타일의 리더는 조직이 추진하고자 하는 업무에 대해서 홍보하는 확성기가 되어 경영진에 어필하고, 타 조직과 싸워주며 욕받이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인 것입니다. 또한 본인의 전문성이 부족했기에, 자기 어필만 될 수 있다면 부하직원의 의견을 쉽게 수용하는 편이었고요.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업무들을 부서장을 방패 삼아서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2) 무조건 맞춰주고, 대안을 준비하자

 1번의 경우는 정말 이상적인, 운이 좋은 경우입니다. 대개의 경우는 능력은 없으면서 독선과 아집으로 트집을 잡거나 본인 마음대로 휘두르려고 하는 무능력한 리더일 것입니다.

 제가 경험했던 리더 중에도, 항상 본인의 의견이 맞고 팀원들과 방향이나 방법에 대해서 트러블이 있는 리더가 있었습니다. 건설적인 토의나 논리에 의한 설득은 아무런 소용이 없고, 항상 자신의 생각이 옳지만 막상 문제가 생기면 직원들이 서포트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시는 분이었죠.

 한동안은 몸과 마음이 모두 고생하는 시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분이 책임지는 리더라고 되새기며 무조건적으로 그분의 생각에 맞추어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안들은 대안으로 항상 준비해 두었습니다. 어차피 본인이 책임질 일이니 본인 생각대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는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3) 감정을 소모하지는 말자

  최악의 경우에는 심신을 지치게 하고 퇴사를 고민하게 하는 리더들도 존재합니다. "나이 먹고 치사하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치한 대응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여기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게 되면, 나의 마음건강에도 좋지 않을뿐더러 상황이 악화되거나 나의 평판까지 갉아먹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어느 정도 일과 삶의 경계에 선을 그어두고 나를 지키는 방식으로 대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참고자료
1) "직장인 89%, 상사 무능하다고 느낀 적 있어"...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 설무조사 - 뉴스와이어(2008.10)
2) 검색데이터로 들여다본 MZ 세대의 직장상사 스트레스 - 어센트코리아(2023.10)
3) 피터의 법칙: 일등 사원이 무능한 관리자가 되는 이유? - BBC News(20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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