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오더가 스타벅스를 망치고 있다.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던 스타벅스가 최근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는 스타벅스가 꾸준히 성장해 가며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글로벌적으로는 역성장과 그로 인한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이기에 위기가 찾아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렇게 스타벅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사이렌 오더'가 하나의 원인이라는 색다른 의견이 있는데요. 스타벅스의 성공사례로 평가받던 '사이렌 오더'가 스타벅스를 망치고 있다는 의견이 흥미로워서 여러분과 같이 공유해보고 싶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본문을 통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스타벅스는 역성장하며 위기에 봉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중 하나의 원인으로 사이렌 오더의 대성공이 지목되고 있다. (이미지는 wrtn으로 생성)
스타벅스는 역성장하며 위기에 봉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중 하나의 원인으로 사이렌 오더의 대성공이 지목되고 있다. (이미지는 wrtn으로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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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추락하고 있는 '커피 제국' 스타벅스

 세계 최고의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는 2024년에 들어서면서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4년 2분기(1~3월, 스타벅스 회계연도 기준)에는 전년 동기비 매출이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던 스타벅스의 성장세가 꺾인 것인데요. 실제로 스타벅스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은 팬데믹 시대인 2020년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충격은 엄청났으며, 실적 발표일에는 어닝 쇼크로 인해 하루 만에 주가가 16%가량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뿐 만 아니라, 최근 발표한 3분기(4~6월) 실적 역시도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감소폭이 적은 데다가, 예상한 분기 매출 수준과 큰 차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는 점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따라서 외식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되었다는 시장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상품의 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의 불만을 야기한 점, 친이스라엘 기업으로 분류되며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점 등 여러 가지 실책이 결합된 결과라고 하고 있습니다.

 지난 35년 동안 스타벅스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며, 세계 최대의 '커피 제국'의 위치에 올려놓은 하워드 슐츠(전 CEO)는 자신의 링크드인을 통해서 '매장과 핵심에 다시 집중하라'는 조언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는데요.

 먼저, 모바일 주문/결제 플랫폼을 재정비해서 고객경험을 향상하는 것, 두 번째로는 커피 그 자체에 집중하는 혁신을 통해서 프리미엄의 위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두 가지 방안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는 "고객경험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현재의 스타벅스는 본인들이 자랑하던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측면에서 많은 매력을 상실했다고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관점에서 '사이렌 오더'가 원인 중 하나라는 의견이 나오게 되는 것이지요.


2. 사이렌 오더의 대성공과 그 이면

  사이렌 오더는 2014년 스타벅스 코리아가 전 세계 스타벅스 중 최초로 도입한 원격 주문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입니다. 국내에서 최초로 시작된 이 서비스는, 도입 시점부터 큰 성과를 거두게 되었고, 바로 다음 해 미국에도 도입되며 전 세계적으로 퍼져가게 되었습니다.

 이 사이렌 오더는 서비스 출시 10년 만에, 국내 기준으로 누적 주문건수가 5억 건을 넘어설 정도로 국내에서는 정말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여러분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계실 테니 그 효용성에 대해선 충분히 느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미국 내에서도 2024년 1월 기준으로 스타벅스 전체 주문량의 30%가량이 모바일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니 그 파급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사이렌 오더는 IT기술을 활용해서 고객 편의성을 높인 스타벅스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혀 왔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원격에서 주문과 결제를 편리하게 할 수 있고, 주문과 대기에 필요한 시간을 줄여줌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스타벅스 입장에서도 긴 대기시간으로 인해 구매를 포기하던 고객들까지도 붙잡아 둘 수 있는 유용한 서비스였습니다. 게다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개인별 추천메뉴를 제공하거나 프리퀀시 수집 등과 같은 개인화된 서비스까지 제공함에 따라서 충성고객을 만들어내는데 큰 기여를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Covid19으로 촉발된 팬데믹 상황에서는 언택트가 일상화됨에 따라서 사이렌 오더의 영향력이 더 커지기도 했습니다. 사이렌 오더를 통해 성공을 거둔 스타벅스는 팬데믹을 극복하고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전략으로 모바일로 주문 후 픽업해 가는 스타벅스 픽업, 드라이브 쓰루, 워크쓰루, 딜리버리 등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 매장들을 확대했습니다. 이는 적은 운영비용으로 많은 매출을 이루어내며 성장에 기여를 했습니다.

 하지만, 매장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고객경험이 사라지게 되는 반대급부가 발생하게 되었고, 이것이 현재 시점에 이르러서 스타벅스의 위기가 되었다는 평가가 이루어지고 잇습니다.

 이렇든 사이렌 오더는 IT 기술을 활용하여 비즈니스를 혁신한 대표적인 Digital Transformation의 사례로 손꼽히며, 스타벅스의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큰 성공으로 인하여,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본질적인 가치가 훼손되었고 그로 인해 매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 참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3. 스타벅스의 본질적 가치

 스타벅스의 본질적인 매력은 무엇일까요? 스타벅스는 '커피가 아닌 공간을 판다'는 철학으로 고객들이 편안하고 오래 머물 수 있는 '제3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매력이었습니다. 우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과 직장이라는 1, 2 공간이 아니라 집과 직장사이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대화하는 오아시스와 같은 휴식과 재충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스타벅스는 고객이 공간에 몰입하며 즐길 수 있도록, 따뜻한 조명과 편안한 음악,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등 방문하고 싶은 매력적인 공간을 만들어 왔으며, 진동벨 대신 이름이나 닉네임을 부르며 음료를 건네주는 친절할 파트너들을 통해 친근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고객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또한 선불카드, 리워드 등의 정책을 통해서 충성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유지하는 활동을 수행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들은, 다른 저가의 커피 프랜차이즈가 아닌 스타벅스를 방문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으며, 그 결과로 세계 1위의 커피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변화하고 있는 최근 스타벅스의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본질적인 가치가 많이 사라졌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편안하고 쾌적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넓은 매장이 줄어들고 있으며, 매장 내 파트너들은 모바일 앱을 통해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느라 고객과의 소통에 많은 시간을 쏟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제3의 공간', '프리미엄'이라는 스타벅스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는 것입니다.

 2022년 월스트리트저널에서는 스타벅스에 대한 기고를 통해서 "고객들이 커피를 픽업해 걸어 나갈 것 같으면 맥도널드보다도 평균 43.5%나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지적하기도 했으며, "자동화되고 효율적인 매장 운영방식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그 경험 자체를 저렴하게 만든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지금의 스타벅스의 모습을 정확하게 예견한 것 같습니다.


4. 시사점

 사이렌 오더가 스타벅스를 망치고 있다는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사이렌 오더 자체의 문제는 아닙니다.(사이렌 오더가 아니었다면, 지금 이 위치까지 오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공간(매장) 중심으로 가치를 제공할 때 모바일의 편리함이라는 고객경험을 부가적으로 제공하는 시점까지는 좋았으나, 사이렌 오더의 대성공에 심취하여 운영효율화를 강하게 드라이브한 경영진의 실책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즉, 기업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향상해 가는 고객 경험을 제공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스타벅스의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참고자료
1) '커피 제국' 스타벅스의 추락... 어닝 쇼크에 15% 급락 - 매일경제(2024.05)
2) 스타벅스 커피 비싸서 안 마신다는데... 서학개미는 주가 급락에 우르르 몰려갔다 - 조선일보(2024.05)
3) '커피왕'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실적 부진에 "매장에 답 있다" - 서울신문(2024.05)
4) 스타벅스, 2024 회계연도 3분기 실적발표 - 매일경제(2024.07)
5) 스타벅스와 룰루레몬의 위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 티타임스(20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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