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글로벌 회계법인인 어니스트앤영(EY)에서 발행한 "Top 10 opportunities for technology companies in 2025"를 통해서 2025년 IT기업이 포착할 수 있는 10개의 주요 기회를 선정하고 방향성에 대한 제언을 했습니다.`
전략을 수립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관련 자료들을 수집/분석하는 과정에서 원문의 글을 찾아보게 되었는데요.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 해당 내용을 요약 정리하여 공유드리고 싶어 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 본 포스트는 EY의 리포트(원문)를 참고하여 재정리한 내용입니다.
0. 서론
2024년은 모든 산업의 전반에서 생성형 AI가 주요 트렌드였습니다. 이러한 시장 및 기술환경 하에서 IT기업들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구조의 재편 및 혁신 추진의 필요성이 강조되었습니다.
2024년을 되돌아보면 산업 전반에서 AI를 적용하는 사례, Co-pilot 활용 등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비즈니스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까지는 이르지 못하며 정체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25년에도 생성형 AI 도입은 지속적으로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자본 수요의 증가, 글로벌 규제 감독 강화, 경제 환경의 변화 등 생성형 AI시장을 둘러싼 환경을 고려하여 방향성을 설정해야 할 것입니다.
1. AI의 성과를 증명
AI 기술과의 허니문 기간은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많은 기업들이 AI를 도입하고 활용하는데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었고, 이제는 AI 투자에 대한 실질적인 성과가 발생하는 것을 기대하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IT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AI가 제공하는 비즈니스 가치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플레이션과 성장이 둔화되는 시장 환경하에서 기업들은 비용을 감축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AI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정량적으로 측정되는 성과들을 고객에게 증명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량적인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설정하는 것이 단순한 일은 아닙니다. 따라서 IT기업들은 AI 솔루션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재무적인 성과, 운영과정에서의 성과 등을 지표화 하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만드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또한, 이 프레임워크가 합리적이라는 것을 고객에게 설득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도 매우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2. AI 에이전트로 고객경험 최적화
AI를 도입하는 고객들이 기대하는 바는 업무를 수행하는 작업자가 없더라도 AI가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수준에서는 AI가 업무의 처음과 끝까지 스스로 할 수 없으며, 중간단계에서는 결국 작업자가 개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AI 에이전트가 각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AI 에이전트는 작업자의 개입이나 지시가 없더라도 복잡한 작업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고객과의 상호 작용 중에 생성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마케팅 기능을 최적화하거나, 개인화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는 등의 업무를 사용자의 지시(프롬프트)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AI 에이전트를 통해 의사 결정 방식이나 업무 수행방식에 큰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으며, AI 에이전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IT기업이 노력해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AI 에이전트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각 기업들의 현황을 간략히 공유드리겠습니다.
- OpenAI : 커서 이동, 클릭, 텍스트 입력 등을 스스로 수행하는 비서 소프트웨어 Operator 출시(2025.01)
- Anthropic : 마우스를 움직이는 등 스스로 PC를 제어하고 동작을 수행하는 'Computer Use' 테스트 버전 출시(2024.10)
- 애플 : AI가 메일을 확인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이메일 답장 초안을 작성해 주는 '애플 인텔리전스' 출시(2024.10)
- MS : 스스로 판단하여 이메일 발송 등의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자율 AI 에이전트' 공개 (2024.10)
- 구글 : 제품 구매, 항공편 예약 등 웹 기반 PC 동작을 수행하는 '프로젝트 자비스(가칭)' 개발 진행 중
3. 가치 기반의 가격 모델 제공
최근 수년에 걸쳐서 IT시장은 서비스 구독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과거 솔루션이나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패키지를 구매하고, 또 기업 내부에 자원을 구축하고 운영해야 하는 등 비용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SaaS, PaaS, Iaas와 같이 서비스를 구독해서 사용하는 as-a-Service 형태로 변화한 것입니다.
하지만 IT비용의 최적화 및 감축을 하려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서비스를 구독하는 것을 기준으로 비용을 지불하기보다는, 서비스를 통해서 얻은 비즈니스 가치만큼 비용을 지불하고 싶어 하는 니즈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1번의 주제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라는 의문은 있습니다. IT업종뿐만 아니라 다른 서비스 산업에서도, 고객이 제공받는 가치를 정량적인 금액 산정하고 있는가?라고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만약 가치 기반 또는 성과 기반으로 가격 체계를 수립한다고 하더라도, 가치 또는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지 또한 고객과는 어떻게 합의할 수 있을지도 굉장히 어려운 문제이며, 더 나아가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굉장히 복잡한 계약구조이고, 비용을 지불하는 시점에서도 과금액에 대한 검증 이슈가 남아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어느 기업이라도 성공적으로 가치 기반의 가격 모델을 운영하게 된다면, 많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4. AI 중심의 운영모델을 활용
생성형 AI로 대표되는 AI 시장에서는, AI 스타트업들이 그들만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 아키텍처, 운영 프로세스 등을 구축해 가며 시장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으며, 빅테크에 인수합병되면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IT 산업의 기존 플레이어들은 새로운 기술의 기술 경쟁력 우위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및 운영모델을 효율화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방식으로 AI 시장에 접근한다면 경쟁력의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AI 스타트업과의 경쟁 측면에서 단순히 기존 운영모델에 AI기능을 추가하여 효율화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과 프로세스 등의 운영 모델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Client Zero라는 콘셉트하에서 IT기업 스스로가 AI 기반의 비즈니스 및 운영 모델로 변화하며, 민첩성과 효율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AI의 성과를 증명해 내고, 고객에게 가치를 어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5. 데이터의 가치를 포착
AI를 활용함에 있어서, 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AI 활용이라는 전제조건하에서, 데이터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데요. 데이터의 정의, 품질관리, 운영 방식 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고 데이터 책임자(CDO)를 임명하고 관련 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 아키텍처 및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수립하고,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 구조까지도 통합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고객을 대상으로도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한 전략 및 프레임워크에 대한 컨설팅부터, 이를 지원하는 다양한 솔루션 및 플랫폼 등을 제공할 수 있는 시장기회가 펼쳐질 것입니다. 이미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팔란티어의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 교육을 통한 미래 인력 양성
AI는 그 자체로도 똑똑하게 업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이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AI를 충분히 이해하고 잘 활용할 수 있게 한다면 더 높은 수준의 생산성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AI 이해도가 높은 사용자라면, 더 개인화된 수준에서의 업무 개선을 이루어 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외에도 사용자 또는 직원에 대한 교육도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교육 역시도,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하여, 좀 더 몰입되면서도 일관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AR, VR 같은 가상/증강 현실 교육을 통해 몰입감을 높일 수 있겠으며, 생성형 AI를 결합하여 개인의 수준에 맞는 콘텐츠를 지속 생산하여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든 IT기업에서도 단순히 AI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도 비즈니스 모델에 결합하여 복합적인 서비스로 구성하는 것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7. AI 기반의 세무 및 법무 기능 내재화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 경향이 점차 심화되는 글로벌 경제 시장에서는, 각국의 규제나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복잡하고 다양한 각국의 규제나 정책을 고려하여 비즈니스 모델과 공급망을 최적화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AI가 할 수 있도록 내재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하게는 공급망 내에서 발생하는 세금이나 법적인 사안들을 빠르게 대응하는 것부터, 공급망을 변경하거나 다각화하는 등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까지도 AI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8. 사이버 보안에 AI를 활용
IT기술의 확산 및 AI의 고도화로 인한 많은 순기능이 있지만, 그만큼 사이버 보안의 위협이 증가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해킹이나 랜섬웨어 공격, 단순한 디도스 공격 등 다양한 형태의 사이버 위협에 노출될 수밖에 없으며, 기업 입장에서는 금전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고객의 신뢰 상실, 이미지 저하 등 부정적인 영향이 크기 때문에 항상 유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AI를 사이버 공격에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사이버 보안 측면에서도 AI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가 주요한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AI 기반 보안 솔루션을 내장한 IT기업은 자신의 자산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선두주자로서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9. 신기술 투자 자본 확보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GPU나 서버 등 인프라 자원의 확보,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는 운영비 등 굉장히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는 CapEx 및 OpeX 모두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영향인지 IT 산업의 CEO의 90%가 향후 12개월 내에 매각, 분사 또는 IPO를 추진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EY 조사 결과)
2025년에는 규제 당국이 M&A를 허용/장려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략적 매각을 통한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상에서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는 사업 부분을 매각하여 AI와 같은 고성장 기회를 위한 자본을 확보해야 합니다. 또한, 매각을 통해 회사의 규모를 줄이고 AI에 더 적합한 민첩한 조직의 구조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즉,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여 자원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높은 성장 기회에 투자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일련의 과정들은 데이터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평가하고, 기술 및 시장의 잠재력을 면밀히 파악하여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10. 규제 기관과의 협력 및 참여
전 세계적으로 각국 정부나 협의 기관 등에서 AI, 반독점, 데이터 프라이버시 등 IT와 관련된 정책과 규제들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 및 규제들은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각 기업들 역시 정책 입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포럼이나 토론회 등에 참여하여 IT기업 입장에서의 의견을 피력하고 사회적 우려 사항들을 해소해 가면서, 보다 유리한 정책이나 규제들이 만들어지도록 영향력을 행사해야 하는 것입니다.